김훈 선생 글 '허송세월' 중 "읍/곡/체 " -소헌 쓰다
장미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강렬하면서 매혹적인 꽃청춘의 꽃이제 장미는 없다 내 눈에 들어온 건 심지도 않았건만 뿌리를 내린 이름 모를 풀 눈부시게 찬란하다어제는 분명 여름이었던거 같은데 오늘은 가을소독(素讀)의 시절은 지나갔으나미지를 읽고 이해하는 베타 읽기의 삶 덕분에계절을 그냥 보내지 않고변화에 온몸으로 느끼며 감사한 마음이 든다. 붓을 들어야지 하면서 습관적으로 책을 펼쳤다 김훈 -허송세월 한 장 한 장 한 자 한자글마다 여운이 길다 사람이 울 때 소리를 삼키고 눈물만 흘리는 억눌린 울음을 泣(소리없이울을읍) 이라하고 소리를 내지르며 슬픔의 형식이 드러나는 울음을 哭(소리내어울곡) 이라고 하고눈물도 흘리고 소리도 나는 그 중간쯤을 涕(눈물 체) 라고 한다는데 이날 나의 마당에서 울고 간..
2024.09.24